지금은 졸업하여 떠났지만 가끔 들락거리는 대학동아리 싸이클럽에서 존경하는 후배가 아래와 같이 추천한 것을 보고 읽게 되었다.


"이런 분들께 권해드립니다. 1. 사랑하는 우리 ○○식구들 중 사법고시(행시,외시도~)를 준비하고 있으나 아직 이 책을 읽지 않으신 모든 분들!! (참고로 고@@ 변호사님의 자서전보다는 백배쯤 읽을 만한 가치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2. 법, 사회, 정치 영역에 대해 관심이 있고 특히 평화주의, 인권, 소수자 문제 등에 대해 관심이 있으셨던 분    3. 평상시 뉴스에서 검찰과 경찰의 싸움, 수사권 독립 등 현안들을 다룰 때 영 관심이 없고 이해하기 어려웠던 분들    4. 개강이 다가와서 교양도 쌓을 겸, 또 신앙에도 도움될 만한 책 한권 찾던 분들 이런 분들이라면 꼭 읽어보시길 권합니다. 맘잡고 반나절이면 다 읽을 수 있을 겁니다. 꼭 읽어보세요. 전문적인 내용을 다루는게 아니니까 걱정도 붙들어 두시구요. :)"


저자 김두식 교수는 부당한 법조계의 현실에 맞서 싸운 의로운 법조인의 경력을 쌓은 사람은 아니다. 책에서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을 무시하는 정권과 그에 협력한 법조계에 맞서 싸운 인권변호사도 아니다. 오히려 잠깐의 검사 생활 후에 그 생리를 견디지 못해 사임한 후 특수교육을 전공하는 아내를 위해 가사에 전업하다 등처가로 전락한 자신의 모습에 놀라 뒤늦게 코낼대에서 법학대학원 석사를 취득한, 어찌보면 나약한 인간군상 중 한 명이다. 역시 나약한 인간군상 중 명에 지나지 않는 내가 보기에 검사가 되어 그것을 버릴 수 있었던 그가 부럽지만. ("버리기 위해서는 가진 것이 있어야 한다"는 말은 눈 앞의 목표를 위해 무언가를 외면하고픈 순간에 떠올리는 비겁한 변명일까, 진실일까?)


<헌법의 풍경>은 책의 제목에서 풍기는 냄새와는 달리 헌법을 전반적으로 훑어주는 책은 아니다. 오히려 헌법의 정신, 헌법이 보장하는 기본권이 무엇이고 그것이 대한민국의 역사와 정권의 변화, 법조계의 현실 속에서 어떻게 훼손되었는지를 보여준다. 그리고 한편으로 그것이 어떻게 구현되고 있는지 앞으로 어떻게 구현되어야 할 것인지를 법조계를 떠난 자유로운 법조인으로서 거리낌없이 표현하고 있다.


책을 읽은 후 크리스찬으로서 하나님의 나라와 헌법의 기본권의 관계를 묵상할 필요가 있다는 생각을 했다. 헌법을 최대한으로 구현하는 것은 하나님 나라와 의를 이 땅에 이루는 것과 일치하는 것일까? 어디까지나 비고시생으로서 가능한 얘기지만 민법, 상법, 형법 등 나로서는 잘 알지 못하는 각종 법률과 판례보다는 헌법이 훨씬 묵상할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든다.


책을 다 읽어갈 무렵 이 책을 선물하려던 친구 한 명에게 책 얘기를 슬쩍 꺼냈다. 자유터에서 만난 새터민 친구인데 '그 책도 읽어보고 또 다른 책도 읽어봤는데 거긴 또 다른 얘기가 있더라구요. 그 분 얘기가 한 40%정도는 맞는 것 같았어요.' 평소 독서량이 상당한 것을 익히 알고 있었지만 아는 척 하려던 내게 돌아온 대답은 가슴을 찔러 부끄럽게 한다. 그러나 그 부끄러움은 한편으로 희망의 보자기를 건드리는 것이기에 반갑다. 나를 부끄럽게 하는 새터민들이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 아니, 어떤 새터민을 만나든 호의호식 속에서 이미 주어져 있는 것들이 얼마나 잔에 넘치는 기회인지를 망각하고 있음을 깨달을 수 있는 깨어진 마음되기를 소망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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